커리어의 10년을 찍으며 — Part 1 / 5

2012년 1월 1일,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내 첫 커리어를 SK 커뮤니케이션즈에서 시작하였다. 생각해보면 기억도 안 날 정도로 까마득한 옛날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기에 당장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르는 일들이 몇 가지 있다.

10년이라는 게 뭐 대단하냐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10년이라는 시간을 개인적으로는 기념해보고 싶어서 이 글을 작성해본다.

2012년 ~ 2013년, SK 커뮤니케이션즈, UI 개발자

완전히 개발을 처음 시작했을 때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더 과거의 일이지만, 누군가에게 돈을 받으며 프로로서 일을 시작한 건 2012년이 처음이다. 아마 내 또래의 친구들은 기억하겠지만 장미 가족의 태그 교실 같은 곳에서 HTML을 아주 약간씩 공부하던 게 내가 알고 있던 웹의 전부였다.

SK 커뮤니케이션즈 옛 사원증, 아쉽게도 반납했다.

그 시점의 내 모습을 생각해보면 이불을 몇 번이고 차버리고 싶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외로웠던 시간이 정말 길었다. 주변의 동료들은 모두 잘 해내는 거 같은데, 내 동기들도 모두 한 사람 몫을 잘 해내는 거 같은데 나 혼자서 뒤쳐지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했던 시간이 많았다.

그리고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왔을 때는 나 혼자였기에 정말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나마 그 때 주변의 많은 동기 여러분들이 도와주고, 또 함께 해주었고, 다행히 같은 팀이었던 많은 분들이 지탱해주었기 때문에 잘 버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처음 입사하고 교육을 받았을 때 C언어로 하노이의 탑을 쌓는 걸 배웠었는데 (아마 재귀 배울때였나?), 그 과제를 못끝내서 밤을 새웠던 기억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 때 우리를 가르쳐주셨던 대리님이 치킨매니아에서 새우 치킨을 사주시면서 ‘한 언어를 깊이있게 이해하고 나면 다른 언어도 이해할 수 있다’ 고 말씀해주셨던 것도 기억한다.

첫 출근 날에는 너무 기대되어서 임광 빌딩 1층에 있는 투썸플레이스에 새벽에 도착했던 기억도 난다. 그 때는 신림에 살던 때였는데 언제나 첫 차로 출근했었던 기억도 난다. 차가운 공기가 나를 깨워주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었고, 회사를 가는 일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직장인은 모두 셔츠에 정장을 입어야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기도 한데, 주변 동기들은 대부분 비즈니스 캐주얼이라고 부르는 의류를 많이 입었지만 나는 꽤 오래동안 정장을 입었던 기억이 난다. 고졸 특채는 6명이었고, 대졸 동기는 3n명이었던 거 같은데 다들 흩어져서 어떻게 지내는 지 모르는 분들이 더 많다. 그래도 다들 아마 잘 살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종종 같은 회사에서 마주친 적이 있으니까

직장인으로서의 삶

처음에 가장 많이 배웠던 건 개발도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많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커뮤니케이션을 정말 못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배우는 데에 다른 사람보다 많이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왜 커뮤니케이션에 약했을까? 라고 생각해보면 나는 학창 시절부터 그렇게 친구가 많은 타입은 아니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오만함이나 자만심같은 게 마음 어딘가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주변 동창들보다 좋게 스타트를 끊었다고 생각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회사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배우기 어려웠던 것도 있었다. 예를 들면 메일 커뮤니케이션 방법,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사수나 팀장님을 CC로 넣어야 한다는 것, 메신저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면 그 내용을 기록하기 위해 메일로 정리해서 공유해야 한다는 것 등 많은 부분을 보아야 했고 그런 건 정말 직장인이 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맡았던 업무는 유저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마크업하는 일이었다. 지금은 메일침프나 스티비처럼 메일 마크업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도구가 있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도구가 없었다. 아직 기억나는 건 이메일 클라이언트는 웹 표준을 준수하지 않기 때문에 DOCTYPE을 선언해주지 않은 상태로 쿽스 모드로 작성해야하고, 스타일을 모두 인라인 스타일로 넣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맡았던 업무는 네이트온을 켜면 나오는 웹 배너를 마크업하는 일이었다. 단순히 링크를 삽입하면 되는, 정말 단순한 업무임에도 그 때는 그게 왜 그렇게 어려웠는 지 모르겠다.

그렇게 반복 업무를 몇 가지 하다가, 네이트 토픽 서비스의 마크업을 담당하게 되었다. 내가 완전히 담당자였던 건 아니고 사수가 있었으며 간혹 일을 받아서 하는 식이었다.

토픽 서비스는 대충 이런 거였다. 그 때 캡쳐해둔 게 있네.

이 때에는 SVN을 썼었는데 솔직히 SVN을 어떻게 쓰는 건 지 명확하게 모르고 썼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사수님이 업무를 주시면 작업해서 트렁크에 커밋하는 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지금은 로컬 커밋이 당연하듯이 사용되지만 그 때는 로컬 커밋이 없었다

그러다가 회사에서 희망 퇴직이 이루어졌고 우리 팀에서도 많은 분들이 퇴사를 하게 되면서 네이트 검색 서비스의 담당자가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직 1년차밖에 되지 않았는데 네이트 검색 서비스를 맡게 된 건 여러 의미로 큰 변곡점이었을 수도 있겠다.

네이트 검색, 처음으로 엄청 큰 프로젝트를 해봤다.

그 때 검색 화면 작업해두고 하나라도 캡쳐해둘걸 그랬나 싶은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서 좀 슬프긴 하다. 검색 PC 와 Mobile 개편까지 작업했던 걸로 기억한다.

개발자 커뮤니티 인으로서의 삶

개발자 커뮤니티를 시작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물론 파트장님의 존재 덕분이었을 것이다. 그 전에는 개발자 커뮤니티라는 게 존재하는 줄도 몰랐는데, 어느 커뮤니티 (=클리어보스) 에서 세미나를 열 때 우리 회사 세미나 실을 사용할 거니 그 날 나와서 도와줄 수 있겠냐는 취지였고 주말에 마땅히 할 일도 없었기에 당연히 나가게 되었다. 그 날의 경험은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어쨌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개발자 커뮤니티라는 공간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시작했고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보다보니 누가 스터디를 같이 하자고 하기에 마찬가지로 주말에 할 게 없었으니까 스터디를 시작하게 되었다. JS 스터디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jQuery 스터디로 시작했다.

Carousel 컴포넌트를 만드는 걸 최초의 목표로 시작해서 크고 작은 컴포넌트들을 6주 정도 만들었던 거 같다. 신촌에 있는 CNN The Biz 에서 주로 만남을 가졌었는데 지금 거기가 존재하는 지도 모르겠다. 빵을 줘서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스터디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커뮤니티 활동을 이어나가다가 운영 제안을 받았고, 열정이 넘쳤던 나는 당연히 승인하여 커뮤니티 활동을 지속하고 있었다.

그 즈음에 했던 스터디는 이랬었다:

  • JavaScript 스터디 — 주로 북 스터디 위주, 실습도 하려고 노력했다. 어디서 주워들은 바로는 더글라스 크록포드의 자바스크립트 핵심 가이드가 좋다고 해서 그 책을 꽤 오랫동안 여러번 읽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내가 좋아하는 공부법은 스터디를 운영하는 것이다.
  • HTML & CSS 표준 스터디 — HTML 스펙을 읽어보는 스터디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대로 준비도 안했었던 스터디였던 거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실무 경험을 공유하는 스터디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로 묻어두는 게 좋겠다.
  • UX 스터디 — HCI 연구회에서 진행하는 UX 스터디를 참여했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About Face 4 책을 읽어오고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스터디였다. 이 때 처음으로 UX와 관련한 내용들을 학습하였고 그 때 배운 내용들이 지금도 많이 도움이 되고 있다.

여기에 쓰지는 않았지만 코딩하는 디자이너 같은,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했었다. 그 때 만난 인연들 중 연락되는 분들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근데 솔직히 이게 NTS 다닐 때인지 SK 때인 지 기억이 좀 안난다)

확연히 개발자 커뮤니티는 내 삶에 아주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그래서 지금도 커뮤니티를 가꾸어 나가는 일은 나에게 꽤 중요한 일이지만, 어떻게 커뮤니티를 운영해야하는가? 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많다.

일단 하나하나 정리하자니 너무 분량이 많아서 이정도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 다음 편에서는 NHN 시절을 회고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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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 John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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